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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선택 아닌 필수"... 척추 명의가 말하는 노년기 근력 운동 A to Z ③ [평생운동연구소]
노년기 건강과 활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근력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체와 코어 근육을 단련하면 부상을 방지하고, 척추 질환 예방이나 각종 수술 후 회복 속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잘못된 지식으로 본인의 질환에 맞지 않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거나, 운동 전 당연하게 했던 스트레칭이 오히려 부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점점 빠지는데, '코어 근육'을 길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그렇다면 코어 근육은 어디에 있는 근육일까. 축 늘어진 뱃살 대신 탄탄한 복부, 식스팩 복근을 코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정형외과 신병준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게 '진짜' 코어 근육부터 부상 없이 할 수 있는 이상적인 운동 순서까지 명쾌하게 짚어본다.
노인분들에게 '하체 근육'과 '코어 근육'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은 "세상에 남자가 중요하냐, 여자가 중요하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두 근육은 상호 보완적입니다. '코어 근육'은 우리 몸이 움직일 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하체 근육'은 보행이나 달리기 등 직접 몸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다리 힘이 좋아도 코어가 약해 흔들거리면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두 근육을 두루두루 함께 키워야 합니다.
코어 근육이라고 하면 복근, 일명 '식스팩'을 떠올리는데 위치가 어딘가요?
이 개념을 헷갈려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복근에 왕(王) 자가 새겨졌으니 코어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복근이 코어 근육에 포함되긴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코어라는 것은 우리 몸통 전체를 둘러싼 근육입니다. 위로는 횡격막, 아래로는 골반 기저근, 앞뒤로는 배와 등 근육이 감싸고 있죠. 특히 몸속 깊은 곳에 있는 심부 코어인 '딥 코어(Deep Core)'가 있습니다. 여기에 '복횡근'과 '다열근'까지 포함이 됩니다. 식스팩이 있는 것이 육안으로 보기에 물론 좋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코어가 튼튼하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듭니다. 코어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근육입니다.
운동을 할 때 부상을 막으려면 '스트레칭'을 먼저 하는데요. 이상적인 운동 순서가 있나요?
많은 분이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혼동하십니다. 그런데 본 운동 전 근육을 무리하게 늘리는 스트레칭을 하면 오히려 다칠 가능성이 있고, 나이 든 분들은 특히 더 위험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워밍업'입니다. 예를 들어 달리기가 본 운동이라면, 워밍업으로 제자리 뛰기를 5분 정도 하며 체온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늘려 준비하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워밍업(열 올리기)-본 운동-스트레칭(마무리 유연체조) 순서입니다.
'마지막 하나만 더'라고 외치는 고강도 운동, 노년기에도 효과적일까요?
신체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힘들 때 무거운 아령을 '하나 더' 드는 운동이 근력 강화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운동을 많이 안 하셨던 어르신들이라면 위험성이 있습니다. 한계까지 밀어붙이면 근육이 파열될 수 있고, 결국 오랫동안 운동을 쉬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본인의 컨디션이나 근력에 맞춰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절 통증이 있거나, 큰 수술을 받은 환자도 '운동'으로 회복이 가능한가요?
물론입니다. 80세가 넘어 재생 능력이 떨어진 연세라도 운동을 하면 근력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또한 평소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큰 수술을 받은 후 재활과 회복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수술 전 미리 운동을 하는 '사전 재활(Pre-habilitation)' 개념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내 나이에 뭘 하겠어'라고 실망하지 마시고,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운동하시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작심삼일인 운동, 생활습관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오각성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운동과 방법을 가르쳐 주어도 본인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서 시작을 해야 합니다. 어디가 아팠거나 등의 계기가 있는 분들이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떤 운동을 하느냐 보다, '꾸준히' 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결국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근감소증이 척추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주나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어도, 같은 외력이 몸에 가해졌을 때 근육이 좋은 사람은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근력이 약하면 충격 흡수가 잘 안됩니다. 허리에 가장 나쁜 자세가 몸을 비틀어서 숙인 채 무언가를 드는 자세입니다. 이때 근력이 있는 사람은 버틸 수 있지만, 근력이 안 좋은 사람은 허리가 망가질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이 직접적인 척추 질환의 원인은 아니지만, 상당히 영향을 미칩니다.
유튜브에서 운동 영상을 보고 따라 했는데,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본인의 질환, 증상에 맞지 않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분은 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을 하면 통증이 더 심해집니다. 유튜브에는 '허리에 좋은 운동'이라며 허리를 펴는 영상이 많습니다. 내 병이, 진단명이 무엇인지와 함께 어떤 운동이 필요한지 전문가에게 확인을 하고 따라 하셔야 합니다.
보행 보조기 없이는 못 걷는 80대 후반 어르신도 운동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요?
연세가 많고 허약하신 상태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수 있습니다. 코어를 비롯한 하체 3대 근육 운동을 하되, 아주 쉬운 초급 단계부터 천천히 시작하셔야 합니다. 강도가 센 운동은 소화하기도 어렵고 좌절감을 줄 수 있으니 보호자가 옆에서 함께 같이 해드리기를 권장합니다.
운동 후 챙겨 먹는 단백질 셰이크가 노년기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될까요?
단백질 섭취는 근육을 만드는 '재료'를 넣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루에 본인 몸무게 1kg당 1.1~1.5g의 단백질을 꼭 드셔야 합니다. 다만 단백질 셰이크를 드실 때는 근육 합성에 중요한 '류신'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성분 표를 확인하고 드시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내 나이에 무슨 운동이야, 난 이미 늦었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신 차리셔야 합니다. 저와 연배가 비슷하다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그때도 건강한 내 다리로 걸어나가 친구들을 만나고, 즐겁게 생활하고 싶으시다면 지금부터 근력 운동을 하시면서 몸 관리를 잘 해 나가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