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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후 종아리·뒤꿈치 뒤쪽 찌릿...근육통 아닌 '아킬레스건염' 신호일 수도


러닝 열풍과 함께 봄철 마라톤 시즌이 다가오면서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는 러너들이 늘고 있다. 통증이 심해도 단순한 근육 뭉침으로 오인해 방치하기 쉽지만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뒤꿈치 바로 위 2~6cm, 손가락 두 세 개로 잡을 수 있는 부위가 찌릿하다면 아킬레스건의 퇴행성 변화를 의심해야 한다.

정형외과 전문의 선상규 원장(코끼리정형외과의원)은 "아킬레스건은 혈류 공급이 적어 손상 후 회복이 느린 취약 구간이 존재하므로, 통증을 참고 계속 달리면 미세 손상이 누적돼 건 조직이 마치 오래된 밧줄처럼 해지는 건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 원장의 자문을 통해 자칫 가볍게 여기기 쉬운 아킬레스건염의 주요 증상과 위험성, 예방법을 짚어본다.

아침 기상 후 뒤꿈치 뒤 뻣뻣...근육통, 족저근막염과 다른 아킬레스건염
종아리 근육통과 아킬레스건염은 통증의 위치와 양상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인 근육통은 운동 다음 날 종아리 전체가 뻐근하게 나타나고, 움직일수록 점차 풀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아킬레스건염은 발뒤꿈치 위쪽, 즉 아킬레스건을 따라 통증 부위가 비교적 좁고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킬레스건염의 대표적인 신호는 '움직임을 시작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뒤꿈치 위쪽이 뻣뻣하게 당기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선상규 원장은 "굳어 있던 아킬레스건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마치 단단하게 조여 있던 고무줄이 당겨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하게 '아침 첫 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족저근막염이 있지만, 통증 위치에서 차이가 난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바닥이나 발바닥 안쪽에서 통증이 시작돼 발바닥 전체로 퍼지는 양상이 특징이다. 반면 아킬레스건염은 뒤꿈치 위쪽, 아킬레스건 부위를 눌렀을 때 국소적인 압통이 나타나거나 까치발을 할 때 통증이 뚜렷하게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혈관 적어 부상에 취약한 아킬레스건, 방치하면 조직 변성
아킬레스건은 인체에서 가장 강한 힘줄이지만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다. 특히 발뒤꿈치 상단 2~6cm 구간은 혈관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혈관 구간(hypovascular zone)'으로,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누적될 경우 조직 자체가 변성되는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통증을 참고 계속 달리면 콜라겐 섬유가 원래처럼 곧고 단단하게 정렬되지 못하고 보풀처럼 흐트러지는데 이를 '건병증(tendinopathy)'이라고 부른다. 선상규 원장은 "이 단계에서는 건 조직이 두꺼워지고 탄성이 떨어지며, 건 안으로 비정상적인 혈관과 신경이 자라나 통증이 만성화 되고 결국 부분 파열이나 완전 파열로 이어질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조직 재생 돕는 체외충격파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는 신중히
만성적인 아킬레스건 손상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염증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망가진 조직을 구조적으로 재건하는 데 있다. 체외충격파(ESWT)와 같은 보조 치료와 함께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 운동이 병행돼야 하지만, 즉각적인 통증 완화를 위한 스테로이드 주사는 신중해야 한다.

체외충격파는 강한 음파를 전달해 미세한 회복 반응을 유도하고 콜라겐 재배열과 조직 재생을 촉진해 잘 낫지 않는 건 조직을 다시 회복 모드로 깨우는 치료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을 빨리 줄여주지만 반복 주사하면 건 조직이 더 얇고 약해질 수 있어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선상규 원장은 설명했다.

짧은 보폭으로 빠르게...아킬레스건 지키는 '건강 주법'
달리기 자세와 장비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보폭을 줄이고 분당 걸음 수를 약 5~10% 높이면 발이 몸 중심 가까이에 닿으면서 충격이 분산되고, 아킬레스건에 걸리는 최대 장력도 감소한다. 선상규 원장은 평소 분당 160보로 달리던 사람이 168~175보 정도로 조금 더 빠르고 짧게 내딛는 것만으로도 아킬레스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 이후 복귀 시에는 체계적인 단계가 필요하다. 뒤꿈치를 천천히 내리며 아킬레스건을 늘려주는 운동이 건 조직을 다시 정렬시키는 데 탁월하다. 선 원장은 "부상 이후에는 통증이 사라졌다고 바로 예전처럼 뛰기보다는 걷기부터 시작해 가벼운 조깅 순으로 단계적으로 복귀해야 한다"며 재활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